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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연대/토론회, 간담회

[토크콘서트] 2탄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하는 선거제도 이야기 20161028

정치혁명을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오고간 말.말.말.

2탄 >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하는 선거제도 이야기

*많은 분들의 마음과 손길로 비례민주주의연대의 첫 토크콘서트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시국이 어수선한 요즘이라 마음은 동했어도 미처 자리할 수 없으셨던 분들을 위해 토크콘서트에서 오고간 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퍼뜨려, 시민의 힘으로 만드는 선거제도 개혁을 꿈꿔봅니다.


허승규 : 안녕하세요. 저는 비례민주주의연대 2기 운영위원 허승규라고 합니다. 포스터 보시면 다들 너무 쟁쟁하신 분들이라서 제가 한 시간 전부터 가슴이 뛰고 떨렸는데 무대에 서니 평안함이 느껴지네요. 오늘은 정치학, 언론, 여성, 청년, 문화, 성소수자,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는 패널분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려합니다. 그냥 대화하듯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해보려 합니다. 먼저 다들 어떻게 이 자리에 오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송채경화 : 하승수 위원장님이 전화하셔서 꼭 나와달라고 하셨어요(웃음). 2013년 한겨레에 있으면서 합의제 민주주의와 관련한 기획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선거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구)비례대표제포럼에 회원으로 참여 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이주호 : 저도 같은 2014년에 1년 동안 독일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활동가이다보니 독일이 좋은 제도가 가능하게 된 이유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 때 내린 결론은 강력한 산별노조와 정당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죠. 이런 활동을 하고 싶었는데 공간이 없었고, 최태욱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김조광수 : 올해 총선에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공공연하게 성소수자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당을 만들어 등장하는 경우가 있었죠. 이런 일들이 계속 자행될텐데 이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성소수자 사회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해요. 필리핀은 성소수자 정당이 만들어져서 원내 진입을 한 사례도 있는데요. 이런 것을 보면서 성소수자와 정치, 인권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허승규 : 김조광수님은 혹시 출마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일단 나이가 되시니까요(웃음).

김조광수 : 저희 진영에서는 어떤 선거부터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요. 대선은 좀 빠를 것 같고, 지방선거 중에도 상징성이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대표성을 가진 인물을 내보내는 것이 어떻겠냐 하는 의견이 있어요. 제 바램은 대선이고요, 하하하


허승규: 임경지님은 사표방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신 적이 있나요? 

임경지: 약속된 질문을 안하시네요. 하하하. 저희 단체 잘 모르실텐데 저는 청년 주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5년 정도 되었고요. 우리를 대표하는 자가 어떻게 원내로 들어갈 수 있느냐를 이야기하셨는데, 최근 총선을 거치면서 느꼈던 것인데 유권자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누구를 뽑고 누구를 원내로 가야하나 등을 고민해야 하는데 잘 안되는 것 같아요. 


허승규: 비례민주주의는 어쨌든 선거제도가 우선이라고 말하는데, 야권의 유력 정치인들은 선거제도보다는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죠. 비례민주주의연대가 생각해봐야 할 개헌론에 대해서 최태욱님께서도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최태욱: 우리가 개헌도 해야죠. 그것도 중요한 것이 있으니까. 그런데 순서가 있죠. 소수자가 제대로 정치적 대표성을 가질 수 있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죠. 정치를 개혁하고자 하는 것은 대표성을 두루 가지자는 거에요. 모두가 우리 대표를 갖자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에요.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당이 바로서야죠. 이 정당 체계는 영남당, 호남당이죠. 당은 그대로 두고 권력구조만 바꾼다는 것은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는 거에요. 영남인과 호남인의 대표가 소수자와 약자를 대표할 수 있지 않습니다. 개헌만 하면 과두제가 심해질 거에요. 개악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순서가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허승규: 개헌 이야기가 우려되었는데 대통령이 개헌이야기를 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줄어든 부분도 있었어요. 언론은 정치 기사 쓰는 방식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송채경화: 언론이 변해야 하는 것이 맞아요. 기획기사 썼다고 하긴 했지만 한겨레 신문에 있을 때 정치부 출입을 하면서 제도개혁에 대한 기사는 쓴 적이 없어요. 정치인 입을 따라다니면서 보도만 했죠. 반성이 되요. 언론도 많이 바뀌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치혐오와 관련해서도 언론이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요. 정당간 다툼을 보도할 때, 너무 당연한 것인 갈등도 엄청난 문제점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도 사실 문제에요. 기본적으로는 언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공감하고 반성하겠습니다.


허승규: 내년은 민주화 30년이죠. 그동안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죠. 노동의 정치세력화는 민주주의의 과제입니다. 이주호님께서 보건의료노조에서 많은 투쟁을 하시는데요.

이주호: 민주화 30주년, 같이 알아야 할 것은 노동자 대투쟁도 30주년이에요. 노동 운동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양적 문제에 대해서 노동운동이 큰 역할을 하긴 했는데 최근의 비정규직 등 문제에 관해서는 노동운동에서 비판을 받아요. 두 가지 과제가 있어요. 정치세력화해야 한다는 것, 산별 노조여야 한다는 것을 기초로 활동 중이에요. 저희들도 여기서 고민스러운 것은 산별노조를 만들었는데, 초기업노조가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있고 진보정당을 만들고 득표율을 높여도 의석이 낮아요. 이게 왜 그런가를 들여다보니 선거제도의 문제더라고요. 집권은 못해도 득표율만큼의 의석을 확보해야 하는데 말이죠. 거기서 막히니 조합원들도 현실적인 고민을 합니다. 너무나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선거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2천만 노동자들, 조합원들이 제대로 역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허승규: 단장님이 전략기획 단장이에요. 선거제도 개혁이 좋은 거 다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전략이나 기획을 좀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주호: 노동운동은 ‘요구’에서 시작해요. 10대 요구 100대 과제, 이런거요. ‘하나 더’ 운동을 하는데 노동조합 운동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요구사항이 있지만 하나 더 얹어서 이 운동을 같이 하자라고 하면 호응을 받을 것 같습니다. 


허승규: 그럼 내년 민주노총 신년사에도 당연히 선거제도 개혁을 담아서...?

이주호: 참고로 20주년을 맞이해서 정치세력화 이야기가 이미 나왔고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제가 그 자리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도 제안했습니다. 비록 한 줄이지만 민주노총 정책을 논의할 때 이미 기입했고 이번 신년사에 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허승규: 사실 저희가 싸우는 단체잖아요, 노조와 함께 하니까 더 든든한 것 같습니다. 선거제도 이슈의 특성상 세월호나 국정원은 집회도 되고 전선이 명확한데, 선거제도 바꾸자고 하면 광화문에 안 오세요.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문제인데, 예술 감성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예술계에 계신 감독님께 이런 것을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

김조광수: 요즘은 유투브 시대잖아요. 미국은 구글보다 유투브 검색이 많아졌어요. 글보다 영상을 많이 보는 거죠. 우리 나라도 점점 그렇게 될 것 같아요. 20대는 말할 것도 없고 30-40대도 영상을 더 선호할 것 같고 더 신뢰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영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 길지 않고 짧고 명확하고 효과적이게 하려면 쉽지는 않지만... 


허승규: 하나 만들어주시죠. 

김조광수: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얼마나 효과적인 영상을 만드느냐니까 저보다는 젋은 사람들이 만들고...제가 젊은 사람들을 모아볼게요(환호). 그리고 요즘 페이스북 생방송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어요. 아프리카 방송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도 좀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허승규: 민경지님은 청년이고 여성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정치적 소수에요. 

임경지: 아직은 청년운동이 약발이 먹혀요. 이래저래 불러주시는 곳도 많아요. 그러나 사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봅니다. 대선이나 지방선거가 되면 청년을 예전만큼 찾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어요. 청년은 정치학, 경제학적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에요. 운동하는 사람들 내에서도 청년운동은 많이 공격을 받아요. 최근에 좀 느낀게 있다면 청년을 불평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사용했고 더 많은 사회적 약자들과 어떻게 연대하고 공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요. 최근 다녀온 해비타트 운동에서 자기 이슈를 고민하다보니 연대하는 보폭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고민이 좀 약했어요. 비례민주주의연대라고 했을 때 ‘연대’라는 부분이 맘에 들었어요. 저도 여성이다보니 청년운동 내에서 여성은 더 드물어서 역설적으로 기득권을 갖게 되는데요, 하하하, 그러면서 더 많이 고민이 들어요. 많이 대표해야 하고 그 대표성도 넓어져야 하니까. 


허승규: 제가 마을 운동을 할 때 들은 이야기가 활동가 하나, 공무원 하나가 같이 미쳐야 일이 되지 하나만 미치면 그 사람만 미친 사람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송채경화 기자님 국회출입하시면서 보면 어떠실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활동도 하시는데 하시면서 1년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좀 방송 열풍 좀 부탁드립니다.

송채경화: 저는 새누리당을 출입했는데, 진보쪽에 가깝다보니 처음에는 떨리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접하다보니 그들이 악마화할 대상은 아니더라고요. 사실 정말 상대정당에 대해서 악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더라고요. 양극화 체제는 국회의원들에게 이득이기에 국회의원들은 정말 관심이 없어요. 어떻게 이들에게 압박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가지 밖에 없어요. 선거제도 개혁을 해야 그들이 당선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런 압박을 줘야 하죠. 최근에는 최순실 사태로 전국민 멘붕상태인데 이런게 기회일 수 있죠. 국민들이 화가 났죠, 뭘 해야하지 했을 때 답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다보면 다들 그냥 웃죠. 멍해요. 그럴 때 우리가 ‘선거제도 개혁이 답입니다’라고 외쳐야죠. 그 방법은 좀 논의가 필요하지만 지금이 좋은 기회라 봅니다. 내년에 대선도 있으니 좋은 이슈로 올려야 합니다. 


허승규: 임경지 위원장님, 청년들에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설득해나가고 홍보할 수 있을까요? 

임경지: 저는 언론이나 드라마에서 정치혐오를 보면 속상해요. 청년들이 정치를 후지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걸 잘 말하는게 제 역할이라 생각해요. 선거 때마다 찾아오는 청년에 대한 과한 불신과 기대가 부담스럽죠. 청년들에게 제도가 좀 더 좋은 경험을 줘야 해요. 청년 투표율이 낮으면 전세계적으로 낮아요. 30대쯤 결혼하면서 제도에 관심을 갖고 투표를 잘 하기 시작해요. 청년들이 제도를 이용하고 권리를 보장받아서 다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그런 것 없이 무조건 청년에게 투표부터 하라는 것은 좀 순서가 바뀐 것이 아닌가 싶어요. 단 하나의 제도여도 시민권이 보장받은 경험이 유통되는 것이죠. 


허승규: 객석에서 주제를 좀 받아볼까요?

참석자1: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헌제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권유했을 때 많은 기대를 했지만 기득권에 들어간 국회의원들이 시간을 끌면서 제도를 바꾸지는 않더라고요. 이 자리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결실을 맺으려면 그 권한이 있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압박하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견을 좀 나눠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석자2: 구체적으로 선거제도 개혁까지 얼마나 걸리게 될까요?

참석자3: 최근 하승우 위원장님이 저희 쪽에서 강연을 하나 하신 게 있어요. 스페인 포데모스 운동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정책 자료를 보다보니 포데모스의 핵심이 투명성, 당선인의 공정성, 임기제한, 월급제한 등이 있었어요. 선거제도가 바뀌면 당선이 되어도 국회의원이 뽑히는 것이니까 그들의 특권이 제한되는 것도 선거제도 개헌과 맞물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회의원 특권을 제한하지 않으면 선거제도 개혁도 소용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허승규: 여기에 대해서 전부 답변은 못드려도 관련한 의견이 있으시면 나눠주세요.

김조광수: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 국회의원 압박과 더불어서 국민들이 요구해야 하잖아요. 지금 3당제로 틀어지긴 했지만... 제가 보면 정치혐오와 타정당에 대한 혐오가 지나치게 과해요. 예를 들어서 진보세력들은 보수세력에 대한 지나친 혐오가 있고, 보수는 진보세력에 대한 혐오가 있어서 섬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에 대해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민들이 다당제로 가야 정치가 좋아진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해요. 그런데 다당제로 가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의 동의가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없는 것 같아요. 국민 캠페인이 더 중요하게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주호: 국회의원 설득은 두 가지에요. 국회의원들이 반대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지지하게 만들어야 하죠. 현역 국회의원들은 다음 선거 당선가능성에 대해서 보장받고 싶어하니까 지역구는 보장하되 비례석을 늘려야죠. 그러면 전체적 의석이 늘어나고 특혜는 줄어들어야 국민 부담이 비슷하다는 접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법 개정으로 국회를 가다보면 법의 가치보다 이슈화 정도에 따라서 국회의원들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즉, 뜨거운 이슈가 되어야 하죠. 대중운동이 중요하고 노동조합의 움직임이 중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천만 노동자, 국민의 1/5가 있는데 국회에서는 전혀 반영이 안되요. 우리의 후보,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이 국회 진출이 안된다고 적극적으로 설득해야죠. 전체 대중운동이 되고 사회 여론화가 되어야 국회의원들도 움직일 것 같아요. 

최태욱: 아까 하승수 변호사님이 중요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보충한다면 선거제도 개혁을 국회의원 스스로 한 적이 없어요. 당연하죠. 자기가 멋진 사람이니 한번 더 해야죠. 국민이 화를 내지 않으면 안 바꾸는 것 같더라고요. 뉴질랜드의 성공적 케이스가 있고 비슷한 시기에 일본도 사실 좀 바뀌긴 했어요. 공통점은 두 국가에서 국민이 화를 냈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선거제도 개혁이 되려면 무조건 국민이 화를 내야 해요. 그리고 정치권 안에서 시니어정치가들이 개혁열망을 받아줘야 해요. 그들의 정치자산(정치적 상품)으로 바꿔줘서 국회의원들이 움직이게 만드는 거에요. 이게 말은 좋은데 누가 해야 할까요. 뭔가 개혁에 미쳐있는 사람이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조건들은 점점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의 관심이 아직은 적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 시민사회,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도 열망을 만들면 정치권에서도 반응을 보일거에요. 


허승규: 각자 여러분이 속하신 그룹에서 그 그룹의 방식대로 소통하다보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바뀌실 것 같아요. 당위로서 하면 재미없잖아요. 선거제도가 바뀌면 내 삶이 이렇게 바뀔 것이라는 상상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의지는 충만하신데 다들 상상을 해보신다면요?

이주호: 저희 노조는 워낙 탄압을 받다보니. 저희 운동의 슬로건이 거주, 반대 뭐 이런거에요. 긍정적 아젠다가 별로 없어요. 선거제도를 바꾸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활동들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민주노총에 17개 이상의 산별연맹이 있어요. 이런 17명이 국회에서 모두 대표성을 갖는, 모두가 자기가 원하는 상임위에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김조광수: 선거제도가 좋은 나라들에는 커밍아웃한 정치인들이 있어요. 투표를 통해 정치인이 된 거에요. 그 사람들이 선택받은 것은 정책선거이고 다당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에요.  나라에서는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나 여성이 유리한데, 그것은 그들의 정책이 대다수 시민을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근데 우리나라는 정치인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어도 어느 당의 공천을 받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되요. 소수자들이 좋은 대안을 가지고 국회에 가서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그런 상상을 합니다. 

임경지: 저는 청년들은, 잘 모르겠어요. 국회의원이 되는 상상은 사실 잘 안 들어요. 기본적인 정치혐오가 워낙 커요. 국회의원이 된다고 하면 욕망덩어리라 욕 먹죠. 상상이라면 쫓겨나는 사람이 없어지고 평생 집을 안사도 되는 도시를 꿈꿔봅니다. 청년이 살기 좋으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은 기승전 비례대표, 그리고 주거권확보를 외치고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송채경화: 제 생각은 단순해요. 너무 뻔하기도 한데, 15개월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가 대학에 안 가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 대학에 갔다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 그런 걸 상상해요. 

최태욱: 상상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하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네덜란드를 좋아해요.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 자유로운지 생각해보면 누구도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지 않고, 시비걸지 않고 차별도 없는. 네덜란드에 있다가 서울에 오면 시민들 눈빛이 비교가 되요. 증오에 차 있고 주눅들어 있거나. 네덜란드 사람들의 눈빛은 굉장히 당당했는데. 국부를 생각해봐도 복지국가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되어 있는데도 차별이 심각하고, 청년의 미래견적이 안 나옵니다. 합리적이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어려워요. 돈이 없으면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심지어 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눈빛은 힘들어요. 주눅들어 있고. 비례대표제 국가는 구조화된 다당제를 가지고 있어서 약자와 소수자를 대표해서 예외없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집니다. 사회경제적 약자가 정치적으로 약자이면 안되요. 강한 대표들이 뭘 해주겠어요? 복지확대, 이런게 20-30년 쌓인 거에요. 비례대표제 되어 있을 한국에서의 시민들의 당당한 눈빛을 상상해봅니다.